신종플루 집단발병 전국으로 번지나

정보위원회 0 6535
인플루엔자 A(H1N1ㆍ신종 플루) 집단 발병으로 국내 유명 어학원이 휴업하는 등 사태 확산이 심상찮은 모습이다.

25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에 본점을 둔 C어학원은 소속 영어강사 15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과 관련해 2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전국 모든 지점에서 자율휴업을 결정했다.

오피스텔에 모여 연수 중이던 영어강사 15명(미국인 13명, 캐나다인 1명, 한국인 1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되면서 수강생 등에 대한 감염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어학원의 전국 121개 지점에서 약 6만명이 수업을 받고 있다.

이날 미국인 남성 강사(24) 1명이 추가로 신종 플루 환자로 확인됨에 따라 C어학원 영어강사 중 신종 플루 감염환자는 15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같은 오피스텔에 거주하며 영어강사 활동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받던 중 신종 플루에 감염됐으며, 아직 특이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나머지 50명 중에서도 추가 발병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들의 집단 발병 사실은 독감 증상을 보인 한 미국인 여강사가 주변의 권유로 보건소에 신고함으로써 알려졌다. 지난 16~18일 순차적으로 한국에 입국한 이들은 미국인 여강사의 감염 사실이 확인된 23일까지 서울 등지 거리를 자유롭게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중 4명은 지역 배치를 받아 서울 도봉구와 성북구, 경기도 부천, 대구 수성구 등지로 이동했으며 이동 과정에서 KTX,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이들의 이동경로를 파악해 조사 중이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병율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신종 플루 감염 강사 또는 이들에게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한 기존 강사 중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강의에 나선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들과는 별개로 25일 새벽 미국에서 일본 나리타공항을 경유해 인천으로 입국한 28세 여성이 추정환자로 확인돼 국가 지정 격리병원으로 옮겨졌다.

아직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다는 물증은 나오지 않았으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지역사회 전파는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환자들이 이곳저곳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을 말한다. 외국인 강사들의 집단 발병은 신종 플루 전파가 순식간에 일어남을 보여준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논문에 따르면 신종 플루는 환자 한 명당 평균 1.2명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일반 독감보다 전염력이 두 배 정도 강하다"고 말했다.

이날 전재희 복지부 장관 주재로 열린 신종 플루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는 지역사회 확산 시 단기간에 대량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환자 규모를 줄이고 유행속도를 늦추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앞으로 3주간 집중적인 감시를 통해 지역사회 유행 사례가 확인되면 현재 검역에 할당되고 있는 의료자원을 환자관리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위험지역 입국자에 대해 실시 중인 전화 모니터링을 SMS문자메시지 발송 등으로 대체하고 관련인력을 지역사회 조기 발견에 투입하게 된다. 또 지역사회 유행이 확산될 경우 학교 휴교, 각종 집회 제한 등 격리 조치를 통해 전염을 차단해 나갈 방침이다.

박승철 신종인플루엔자 전문가위원장은 "보통 인플루엔자의 유행기간을 두 달로 볼 때 앞으로 한 달이 중요하다"며 "신종 플루가 계절 인플루엔자보다 더 유행할 가능성이 있지만 입원율 및 사망률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너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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