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속도, ‘선택’에 달렸다

정우석 0 6841

[헬스&뷰티]노화의 속도, ‘선택’에 달렸다



[동아일보]

남보다 20년 빨리 늙느냐, 천천히 늙느냐

흡연-스트레스-과로는 ‘급행열

금연-규칙적 운동땐 ‘완행열차’


사람은 왜 늙는 것일까. 늙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늙어가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출 수는 없는 것일까. 사람들이 알고 있는 듯하지만 정작 모르는 것, 수백 년 동안 과학계와 의학계의 연구대상이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이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것. 바로 ‘노화’다.

인간의 거의 모든 기능은 40∼45세를 정점으로 꺾인다. 늙는 것은 육체적 기능과 기억력, 인지능력을 포함한 정신적 기능이 감소되는 것을 말한다. 시력과 청력이 떨어지고 때로 정서장애가 오기도 한다. 만성 질환의 위험도 증가한다. 외모상으로 머리털이 빠지고 흰머리가 나고 피부는 탄력을 잃어 주름이 생긴다.

노화를 연구하는 과학자와 의학자들도 이런 과정이 왜 일어나는지 정확히 모른다. 노화의 과정은 우리 몸속의 장기, 조직, 세포가 여러 조건 아래 지극히 복잡한 방법으로 관여하며 일어나기 때문이다. 노화를 설명하는 가설만도 300가지가 넘는다.

대표적인 노화 이론으로는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이 음식물 속의 독성, 지방, 당, 알코올, 니코틴에 손상을 받게 된다는 ‘마모이론’, 세포 속에 세포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노폐물이 축적돼 노화가 발생한다는 ‘노폐물 축적이론’, 노화가 이미 유전자에 프로그램 돼 있다는 ‘유전자 조절 이론’, 활성산소 때문에 노화가 진행된다는 ‘프리라디칼 이론’ 등이 있다.

누구나 늙어가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누구나 똑같은 속도로 늙어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사람과 더 들어 보이는 사람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람의 연령은 시간에 따라 자동적으로 먹어가는 ‘연대 연령’과 신체적 상태, 즉 질병 유무, 신체기능, 활력, 외모로 구별되는 ‘생물 연령’으로 나뉜다.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교실의 노화방지의학 전문가들은 “생물 연령은 각자의 노력에 따라 20세 정도까지는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말한다.

‘45세 이후 어떤 삶을 사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은 45세 이후 대개 두 가지 경로를 걷게 된다. 갖가지 질병에 시달리며 병원을 전전하는 삶과 건강하게 살다가 짧은 시간 내 사망하는 삶이다. 두 가지 삶 중 어느 쪽을 사는가 하는 것은 상당부분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건강하지는 못하지만 가늘고 길게 사느냐,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 3일 앓고 사망하는 것)하게 사느냐가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생물 연령을 늦추는 비결은 무엇일까.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운동, 생활습관, 약물이라는 세 가지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 근육강화 운동, 유연성강화 운동을 포함한다. 생활습관은 생활 속에서 몸무게와 식생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이다. 약물은 호르몬 대체요법을 말한다. 비타민이나 항산화제 복용 요법도 거론되지만 정확한 효능에 대한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반면 흡연과 과로는 생물 연령을 낮추는 데 가장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다음으로 음주와 스트레스, 운동 부족과 적절하지 않은 식생활, 수면장애가 노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김탁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는 “적절한 식이요법, 금연, 규칙적인 운동이 노화를 늦추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무심코 보내는 하루하루의 생활에서 노화를 앞당기는 위험요인이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만약 있다면 꾸준히 교정해 나가는 것이 노화를 방지하고 건강한 노년생활을 즐기는 비결이다. 노화를 늦추는 운동, 라이프스타일, 호르몬 대체요법에 대해 알아보자.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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