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망가지는 운전자세…

정우석 0 7974

허리 망가지는 운전자세…

앞으로 뺀 엉덩이

핸들에 바짝 붙은 목

선반에 올린 한 다리

삐딱한 한 손 운전




올해는 경기불황으로 해외여행보다 국내 시원한 바다나 산, 갈 만한 여행지를 찾겠다는 이들이 많다. 동해나 서해, 깊은 산속 계곡을 향한다 해도 3~4시간 장거리 운전은 기본이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운전하는 것도 고역이지만 잘못된 자세를 유지했다가는 휴식이 아닌 고통과 함께 바캉스에서 돌아올 수 있다. 운전 중 잘못된 자세가 불러올 위험과 함께 바른 자세란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엉덩이를 앞으로 빼고 운전한다. 이때 허리의 압력이 상승하게 되고 바르지 못한 자세로 인해 무릎관절에도 큰 이상이 올 수 있다. 이런 자세에서 급정지 등을 하게 되면 바른 자세로 운전을 했을 때보다 더 큰 부상을 입을 수도있다. 장시간 운전을 하는 경우 처음엔 바른 자세를 잡더라도 자신도 모르게 평소 습관대로 자세가 틀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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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한 쪽으로만 무게중심이 쏠리거나, 한 쪽 주머니에 지갑이나 물건을 넣고 운전하는 경우 삐딱한 자세를 취하기 쉽다. 이 같은 자세는 골반의 변위를 일으켜 근육의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 이 밖에 핸들을 바짝 당겨서 앉는 ‘거북목 자세’, 왼쪽 다리를 핸들 앞쪽 선반에 올려놓는 ‘응석받이 아기자세’, 삐딱한 한 손 자세 등도 척추에 부담을 준다.

고도일 신경외과 원장은 “운전으로 인한 허리나 무릎관절 등의 통증은 신체의 비대칭성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평소 선 자세에서 허리가 느끼는 부담을 100이라 하면 시트에서 등을 떼거나 비스듬하게 앉아 운전하는 자세는 그 배에 가까운 부담이 든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운전을 할 때 핸들을 잡는 손은 8시와 4시 방향을 향하는 것이 어깨 주위 근육의 긴장을 적게 한다. 하이힐을 신고 운전하면 걷는 것과 마찬가지로 발목과 무릎관절,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무릎을 계속 든 상태여야 하기 때문에 연골에 압력이 가해져 연골이 닳거나 심할 경우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덥다고 맨발로 운전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는 위험할 수 있다. 평상시 신발을 신고 있을 때와 느끼는 감각 차이 때문에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밟을 때 강도 조절이 어렵기 때문이다. 

고 원장은 “운전할 때 척추에 가장 부담을 적게 주는 자세는 등받이 각도를 100~110도로 세워 엉덩이를 뒤로 밀착시키고, 운전대 상단을 잡을 때 팔이 쭉 펴진 상태”라며 “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이 다 펴지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자세가 좋다”고 말했다. 또 “ 한두 시간 운전 후에는 스트레칭을 통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정현 기자/hit@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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