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균의 대이동’ 손씻고 고향 앞으로

정우석 0 7905

‘병균의 대이동’ 손씻고 고향 앞으로

[한겨레] [건강2.0]

고위험군, 감기증상도 주의

성묘땐 풀밭에 눕지 말아야


올해 추석은 짧은 연휴 탓에 여느 해보다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감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피로는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이는 신종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여러 감염병에 상대적으로 취약해진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과로하지 않기, 손을 잘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신종 플루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낮아지면서 감기를 앓는 사람들이 많아져 신종 플루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신종 플루를 의심하는 기준은 열이 37.8도 이상이고, 기침, 목 통증, 콧물이나 코막힘 같은 증상 세 가지 가운데 하나 이상이 있는 경우다. 65살 이상 노인, 당뇨·심장 및 혈관 질환·간 질환 등 만성 질환자, 만 5살 미만 어린이, 임신부 등 고위험군은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곧바로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석 연휴 기간에 문을 연 병원을 찾을 때는 보건복지가족부(mw.go.kr), 중앙응급의료센터(nemc.go.kr), 질병관리본부(cdc.go.kr) 등과 각 지역 보건소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된다. 국번 없이 1339, 1577-1000, 129를 통해서도 안내받을 수 있다.

■ 식중독 명절 식중독을 막으려면 음식은 반드시 60도 이상, 10도 이하에 저장하고, 데워 먹을 때에는 70도 이상의 온도에서 3분 이상 가열해야 한다. 식중독 예방법의 첫째도 역시 철저한 손씻기이며, 혹 설사가 난다면 음식 만드는 일은 거들지 않아야 한다.

가벼운 세균성 식중독은 별 치료 없이도 대부분 증상이 좋아진다. 설사라고 해서 무작정 굶는 것보다는 보리차를 충분히 마시고 죽 등 소화가 잘되는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과일즙이나 탄산음료는 피해야 한다. 김미영 한림대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사제는 장 속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게 해 병이 더 오래갈 수 있으므로 함부로 먹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 유행성 눈병 이맘때쯤이면 유행성 각결막염도 많다. 주로 충혈, 많은 눈곱, 심한 눈부심 등의 증상이 생긴다. 김성주 건양대 의대 안과 교수는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에게서 잘 나타나는 유행성 각결막염은 일단 감염된 사람과는 수건, 침구 등을 함께 사용하지 말고, 자주 손을 씻고 눈을 만지지 않는 것이 기본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미 감염된 사람은 필요하다면 약을 먹도록 해야 하며, 자주 차가운 찜질을 하면 증상 개선에 좋다. 역시 철저한 손씻기가 첫째 예방법이다.

■ 가을철 열성 질환 성묘를 다녀와 1~2주 뒤 발열, 오한, 두통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가을철 열성 질환도 염두에 둬야 한다. 유행성출혈열과 렙토스피라, 쓰쓰가무시병 등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행성출혈열은 쥐의 폐에 있는 바이러스가 소변을 통해 나와 사람의 호흡기로 감염되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들쥐 배설물이 있을 만한 풀밭에 드러눕거나 침구나 옷을 말리지 말아야 한다. 렙토스피라는 피부 상처를 통해 전염되는 세균 질환으로, 물이 고인 논에서 벼세우기를 할 때 잘 걸린다. 고인 물에 손발을 담그지 말고 작업을 할 때는 장화와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쓰쓰가무시병은 진드기의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질환으로, 물린 자리에 1㎝가량의 붉은 반점이 생긴다. 유준현 성균관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긴 옷을 입고 성묘 길에 산이나 풀밭에선 앉거나 눕지 말아야 하며, 집에 돌아온 뒤에는 반드시 목욕을 하고 입은 옷은 꼭 세탁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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