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선언! 이보다 멋진 새해 선물 있을까요?

정우석 0 8129

금연 선언! 이보다 멋진 새해 선물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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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흡연 사망자가 매년 3만명이 넘을 정도로 흡연의 폐해가 심각하지만 성인 남성의 절반 가량이 담배를 피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금연캠페인에서 김일순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 등이 대형 담배 절단식을 하는 모습. 신상순기자 ssshin@hk.co.kr

2011년부터는 공공 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키로 함에 따라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이 늘어날 전망이다. 애연가 사이에서 "더러워서 안 핀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만병의 근원인 담배를 공공의 적 취급까지 받아가면서 피워야 할까 회의가 든다면 내년에는 독하게 맘 먹고 금연에 도전해 보자.

가족 위해 금연을 새해 선물로

담배에는 4,000여 종의 물질이 들어 있는데 그 중에 니트로사민 다향방향족탄화수소 달데히드 벤즈피렌 등 60여 종의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 실제로 하루 두 갑 이상 흡연하는 사람의 폐암 발생률은 비흡연자보다 22배, 한 갑 흡연하는 사람은 11.2배나 높다. 담배를 피우는 양이 많을수록, 흡연을 일찍 시작할수록, 흡연 기간이 길수록 폐암 발병률은 더 높아진다.

간접 흡연의 피해도 이에 못지않다. 간접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1.5배 이상 높고, 흡연자 부인의 폐암 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2.4배 더 높다. 여성이 폐암에 더 취약해 정작 흡연자인 남편은 멀쩡한데 간접 흡연자인 부인은 폐암에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간접 흡연은 혈관을 상하게 해 관상동맥질환이나 뇌졸중을 유발하고 기침, 가래, 폐활량 감소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 자녀에게는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영ㆍ유아에게 기관지염과 폐렴, 중이염, 천식 발작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영아돌연사증후군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발생과 연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흡연 가정의 어린이는 추리력과 판단력, 산술력, 읽기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담배 연기의 3분의 2는 흡연자 폐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공기 중에 퍼진다. 여기에는 흡연자가 들이마신 후 내뿜는 주류연과 들고 있는 담배 끝에서 담배 자체가 연소되며 나오는 생담배연기(부류연)가 포함된다. 이 가운데 부류연은 1,500도 이상의 고열에서 연소되는 데다가 필터를 거쳐 여과되지 않아 주류연보다 몸에 더 해롭다. 부류연은 주류연에 비해 일산화탄소는 15배, 니코틴은 21배, 포름알데하이드는 50배, 벤젠은 20배 더 많이 함유돼 있다.

집안에서만 담배 피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흡연자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담배 연기에서 나오는 니코틴 등 유해물질이 흡연자의 옷이나 피부, 머리카락 등에 배어 있다가 자녀와 접촉할 때 호흡기 등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이다. 내 가족 건강을 생각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담배를 끊어야 한다.

저타르 담배와 전자담배, 금연에 걸림돌


담배 폐해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지만 알면서도 악의 고리를 끊는 게 쉽지 않다. 이럴 때 궁여지책으로 선택하는 게 저타르 담배다. 그런데 불행히도 저타르 담배라고 유해물질이 적지는 않다. 저타르 담배란 담배 필터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연기에 공기가 섞이게 만든 것일 뿐 타르 자체를 줄인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기계로 측정할 때에는 타르가 조금 나오지만 담배를 피울 때에는 구멍을 손가락이나 입술로 덮어 타르를 더 많이 흡입하게 된다. 또 일반 담배보다 깊게 담배 연기를 빨아들이고, 더 자주 담배를 찾게 된다.

실제로 타르 함량에 따라 흡연군을 세 군으로 분류해 체내에 흡수된 발암물질을 비교한 결과, 폐로 들이마시는 화학물질의 양은 별반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암 발생률을 낮추어준다고 광고해 물의를 일으켰던 전자담배도 몸에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타르와 이산화탄소가 포함돼 있지 않고 카트리지의 니코틴 농도를 조절할 수 있지만 또 다른 형태의 담배일 뿐이다. 담배를 대체하는 또 다른 중독 물질이 될 수 있는 데다 유해물질 검출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금연보조제, 의사와 상담 후 정해야

흡연자가 자신의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니코틴 금단증상이 심하면 금연보조제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금연보조제로는 먹는 약과 니코틴 대체제, 금연초 등 다양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 허가를 받은 금연보조제로는 먹는 금연 치료 보조제(한국화이자의 챔픽스)를 비롯, 금연패치(한독약품의 니코스탑, 한국존슨&존슨의 니코레트, 한국노바티스의 니코틴엘TTS, 녹십자의 니코패취, 대웅제약의 니코맨), 금연껌(휴온스의 니코필껌, 한국존슨&존슨의 니코레트껌) 등이 있다. 니코틴 대체제는 패치 껌 사탕 형태로 피부와 구강 점막을 통해 니코틴을 직접 공급해 흡연 욕구를 줄여 준다.

그러나 니코틴 대체제를 사용하면서 담배를 피면 니코틴이 몸 속으로 너무 많이 들어가 어지럽거나 구토가 날 수 있다. 따라서 보조제가 필요하면 의사와 상담한 뒤 평소 흡연량과 흡연 습관에 따라 니코틴 중독 정도에 맞는 제품을 택해야 한다. 실제로 금연하려고 할 때 의사와 상담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금연 성공률이 10배나 높다. 이 때문에 미국 등에서는 흡연자가 금연하려 할 때 70% 이상 의사와 상담한다.

전국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에서는 금연 상昇?간단한 검사를 거쳐 니코틴 대체제와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고,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운영하는 금연길라잡이(www.nosmokeguide.or.kr) 금연상담전화(1544_9030) 등에 문의하면 각종 금연 정보와 금연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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