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초기부터 고기 넣어 먹이세요”

정우석 0 8065

아이 비만 걱정에 43%만 먹여
“고기섭취량, 정신발달과 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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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기의 이유식 습관은 아이의 식습관과 성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엄마들이 이유식의 성분을 분석할 때는 ‘좋은 것’만 따질 게 아니라 ‘골고루’ 들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아이에게 이유식을 먹이기 시작할 때 살찔까 봐 쇠고기를 조금만 섞어 먹이는 부모가 있다. 또 아직 젖을 떼지 않아도 되는 시기인데도 빨리 떼는 게 좋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떼려고도 한다.

대한소아과학회 영양위원회가 이화여대병원, 한양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충남대병원, 영남대병원, 조선대병원, 제주대병원 등 전국 14개 병원의 소아청소년과를 찾은 12∼15개월 영유아 어머니 59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유식 초기인 생후 6, 7개월에 쇠고기를 섞어 먹이는 경우는 43.2%로 절반도 되지 않았다. 영양위원회는 “고기를 이유식에 많이 넣어주면 체중이 늘어나 비만이 될까 봐 걱정하는 부모가 많지만 이유식 초기부터 쇠고기나 닭고기를 많이 먹여야 두뇌 발달에 좋다”고 말했다. 생후 4∼12개월의 고기 섭취량이 생후 22개월 때의 정신운동 발달 상태와 비례한다는 것.

또 젖은 생후 18개월쯤 떼도 되는데 ‘치아 모양이 안 좋아진다’며 무리해서 생후 12개월 전에 끊으려는 부모도 많았다. 생후 12개월 전에 끊은 경우는 28.9%, 12∼17개월은 56.1%, 18∼23개월은 6.2%, 24개월 이상은 8.8%였다. 소아과 전문의들은 생후 15∼18개월에 젖을 떼는 것이 적당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아이가 짠맛에 길들여지는 시기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생후 12개월 이전에 소금 뿌린 김과 된장국을 처음 주기 시작하는 경우는 각각 32.3%, 50.7%나 됐다. 국내 영유아 건강검진 영양문진 지침에 따르면 하루 소금 섭취량은 생후 12개월 이전에는 1g, 1∼2세는 2g을 초과하지 말도록 권하고 있다. 어른 한입 크기로 만들어진 김 한 장에 들어 있는 소금은 0.17g으로 몇 장만 먹어도 하루 염분량을 다 채우는 셈이다.


한편 아이 1명을 가진 부모가 아이를 여럿 둔 부모보다 이유식에 대해 더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위원회는 “첫아이를 낳으면 이유식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보지만 2, 3명을 낳은 후에는 과거 육아경험을 토대로 기억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대한소아과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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