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건강식품 일곱 가지…내 몸에 안 맞으면 알레르기 일으켜

정우석 2 7999

대표 건강식품 일곱 가지…내 몸에 안 맞으면 알레르기 일으켜

[중앙일보 박태균] “난 ○○만 먹으면 알레르기가 생겨.” 성인 3명 중 1명은 이렇게 생각한다. 식품 알레르기는 절대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드물지만 극소량의 알레르기 유발 식품에 노출된 뒤 생명을 잃기도 한다. 아토피성 피부염에 걸린 어린이의 35%, 천식 어린이의 10%는 원인이 식품 알레르기다. 식품 알레르기는 유전적 소인(가족력)이 있다. 알레르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식품은 없다. 그러나 유난히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빅7'이 존재한다. 국내 조사에선 계란(10%)·우유(10%)·콩(1.9%)·땅콩(1.5%) 등이 흔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밝혀졌다. 새해를 맞아 '빅7' 가운데 내가 즐겨 먹는 식품이 포함돼 있는지 점검해 보자.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1 우유 등 유제품 | 유아는 첫돌까지 모유 먹이도록

유아의 약 2%가 우유 알레르기를 보인다. 장이 성인보다 미숙해 알레르기 유발 성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상의 우유 알레르기 예방법은 첫 돌까지 모유를 먹이는 것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단백질을 가수분해한 우유를 먹이는 것도 방법이다.

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정원 교수는 “우유 알레르기를 보이는 아이에게 우유 대신 산양유·염소 젖을 먹이는 것은 권할 만한 대안이 아니다”며 “우유에 민감한 아이는 대개 산양유·염소 젖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조언했다. 우유 알레르기는 아이가 2~4세가 되면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유제품인 치즈에도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들어 있다. 티라민이다. 따라서 일부 예민한 사람은 치즈를 먹은 뒤 편두통을 일으킨다.

2  계란 | 신종 플루 백신도 피하는 게 좋아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임열리 교수는 “계란 알레르기도 주로 영·유아에서 발견된다”며 “흰자위·노른자위 모두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개 아기가 처음 계란을 먹은 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증상은 얼굴이 붉어지거나 입술·얼굴이 붓는 것. 심하면 목이 붓고 쌕쌕 소리를 낸다.

계란 알레르기 환자는 계란이나 계란 함유 식품을 만지기만 해도 피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신종 플루 백신·계절성 독감 백신 등을 맞는 것도 피해야 한다. 백신 제조에 유정란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만 5세 이하, 또는 가족력이 있거나 아토피성 피부염을 지닌 아이가 계란 알레르기를 갖기 쉽다.

식품 알레르기로 진단된 사람의 첫째 예방 수칙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을 먹지 않는 것이다. 회피 요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계란 등 가금류의 난류·우유·메밀·땅콩·대두(콩)·밀·고등어·게·새우·돼지고기·복숭아·토마토 등 12개 식품이 든 가공식품에 대해 이를 라벨에 의무 표기하도록 했다.

3 밀 | 글루텐 없는 곡류 구입해야

밀에 든 알레르기 유발 성분은 글루텐(단백질의 일종)이다. 글루텐은 보리·귀리·호밀에도 들어 있다. 단 호밀·보리·귀리의 알레르기 유발 능력은 밀보다 떨어진다. 밀 알레르기도 주로 영·유아에게서 문제가 된다. 나이가 들면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밀 알레르기 환자는 글루텐이 포함되지 않은 곡류를 산다. 글루텐은 식품 첨가물로도 사용된다. 전문가들이 식품 구입 시 라벨을 꼼꼼히 읽어보라고 강조하는 것은 이래서다. 외식할 때는 자신이 밀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직원에게 알린다.

4 콩 | 3살만 지나면 자연 치유

웰빙 식품으로 통하는 콩에도 약점은 있다.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이 중 하나다. 증상은 여드름·두드러기·비염·천식·아토피·결막염·설사·가려움증 등 다양하다. 이들은 콩은 물론 된장·간장·청국장·두부·유부 등 콩 가공품, 콩나물·콩가루·콩기름을 이용해 튀긴 음식 등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콩 알레르기도 3살이 지나면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땅콩을 견과류로 오인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땅콩은 콩과 식물이다. 땅콩 알레르기는 사망까지 갈 정도로 심각한 증상으로 유명하다. 렉틴이라는 독성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들어 있어서다. 땅콩 알레르기 환자는 콩 알레르기를 함께 지니고 있기 십상이다.

5 과일 | 가열해 먹으면 안전

사과·살구·바나나·체리·키위·멜론·복숭아·파인애플·자두·딸기·배·토마토 등 과일도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는 “과일 알레르기는 매우 드물며 증상도 가벼운 편”이라고 말했다. 효과적인 예방법은 여느 식품 알레르기와 마찬가지로 회피 요법이다. 차선책은 과일을 조리해 먹는 것이다. 과일 알레르기의 주범인 단백질이 가열 과정에서 변성돼 알레르기 유발력을 잃기 때문이다. 껍질을 깎아 먹는 것도 방법이다.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대개 껍질에 몰려 있어서다. 오래된 과일을 먹지 않는 것도 유익하다. 과일은 농익을수록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증가한다.

6 견과류 | 성인된 뒤에도 알레르기 지속

호두·아보카도·밤 등 견과류도 알레르기를 곧잘 일으킨다. 견과류 알레르기는 어릴 때는 물론 성인이 된 뒤에도 지속되기 쉽다.

호두·아보카도의 세로토닌·티라민, 밤의 히스타민·콜린 등이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다.

을지대병원 여인섭 영양과장은 “모든 견과류에 대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도 있지만 특정 견과류에만 반응하는 사람도 많다”며 “견과류 알레르기를 예방하려면 처음 접하는 견과류를 소량 먹어서 알레르기가 나타나면 해당 식품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조언했다.

7 해산물 | 등푸른 생선이 더 심해

조개·새우·게·랍스터·문어·오징어·낙지·고등어·꽁치 등 바다에서 사는 패류·갑각류·연체류·어류도 가끔 알레르기의 원인이 된다. 해산물 알레르기는 어린이와 성인 모두에게 나타날 수 있는데 성인은 여성, 어린이는 남아에게 더 잦은 것이 특징이다. 해산물 알레르기로 진단되면 외식(특히 해산물 식당)할 때 직원에게 알레르기 환자임을 꼭 알린다. 해산물과 2m 이상 거리를 두는 것도 필요하다. 해산물을 만지거나 해산물 요리의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어서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류마티스내과 박해심 교수는 “생선은 흰살 생선보다 고등어·정어리·꽁치 등 등푸른 생선(붉은 살 생선)이 알레르기를 더 잘 일으킨다”며 “등푸른 생선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면 갑각류에도 유사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알레르기 유발 식품

● 기본적으로 모든 식품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지만 계란·우유·유제품·생선 등이 가장 흔한 원인.

● 어린이에게 흔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은 계란·우유·갑각류(새우·게·바닷가재·달팽이·조개류 등)·견과류·밀·땅콩·콩(대두) 등.

● 우유·계란·콩 등에 대한 알레르기는 아이가 자라면서 해당 식품을 섭취하지 않으면 다섯 살 무렵에 대부분 사라짐.

● 견과류·땅콩·갑각류에 의한 알레르기는 일생 동안 지속하는 경향.

● 청소년·성인에게 흔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은 생선·메밀·갑각류·견과류 등.

알레르기 유발 식품 확인법

● 혈액검사나 피부 반응 검사를 통해 몸 안에서 높아진 항체(특히 IgE)의 농도를 확인.

● 의심이 가는 식품을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회피한 뒤 다시 섭취했을 때 증상이 재발하는지 확인.

식품 알레르기 대처법

● 최선의 대처법은 회피요법.

● 콩·우유 등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이 알레르기 유발식품이라면 영양상 대체식품을 섭취.

● 특정 식품 섭취 뒤 얼굴에 두드러기가 나타나는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났다면 특별한 치료는 불필요(조금 지나면 증상이 사라짐).

이때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피부 진정용 크림을 바르는 것도 유효.


● 가공식품의 포장지 라벨에서 자신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이 포함돼 있는지 반드시 확인.

면역과 관련이 없는 식품 민감증

● 대사이상 우유를 마실 때 설사를 유발하는 유당불내증 ● 식품 특이체질 MSG(조미료) 섭취에 대한 중국음식점증후군

● 유사알레르기 증상 상한 생선 섭취에 의한 히스타민 중독 ● 아황산염 등 일부 식품첨가물에 의한 생체 이상반응 ※자료=한국식품연구원
2 Comments
정우석 2010.01.11 12:00  
계란 알레르기가 있어도 쇼크가 일어날 정도로 심하지 않은 경우는 신종플루나 독감접종이 가능합니다.
정우석 2010.01.11 11:32  
알레르기 예방목적으로 단백질 가수분해 분유르르 먹이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예방효과는 없습니다. 산양/염소 분유는 알레르기 일치율이 93%이상입니다. 알레르기를 막기 위해 알레르기 소인이 없는데도 이유식을 무작정 늦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유식 중 밀가루 음식은 너무 늦게 먹이면 오히려 알레르기가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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