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다고 깨끗한 눈? 온갖 유해물질 섞여 있답니다

정우석 2 6017

[눈(雪) 제대로 알기] 하얗다고 깨끗한 눈? 온갖 유해물질 섞여 있답니다

[중앙일보 황운하] 함박눈을 보면 떠오르는 영화가 '러브 스토리'다.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처럼 눈 위에서 뒹굴며 낭만에 젖지는 말자. 깨끗하게 보이는 눈 속에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각종 유해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유난히 눈이 많은 올 겨울, 피부와 호흡기를 위협하는 눈의 정체와 이를 피하는 요령을 알아본다.

기상청이 산성눈을 관측하기 시작한 것은 약 12년 전부터. 갈수록 심각해지는 대기오염이 주범이다. 눈 속에 함유된 물질은 황산염·질산염·암모니아·불소·염소·칼륨·마그네슘 등이다. 산성눈은 산성비처럼 수소이온농도(pH)가 5.6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기상청 기후과학국 기후변화감시센터 박종경 계장은 “눈에서 질산염과 황산염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30%”라며 “이 같은 산성물질이 토양은 물론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산성눈과 산성비는 성분이 거의 같지만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산성눈이 더 크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산업의학과 오상용 교수는 “눈은 지표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고, 길가 먼지들과 뒤엉켜 증발하면서 공기 중에 부유물질을 형성한다”고 말했다. 산성눈이 피부·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피부는 건조한 겨울에 취약하다. 피부에 미세한 균열이 일어나고,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산성눈에 노출되면 따끔거림·가려움증은 물론 빨갛게 부어 오르는 발적이 나타난다.

피부가 약한 어린이는 더욱 유의를 해야 한다. 피부에는 보호막 역할을 하는 지방성분의 지질막이 있다. 어린이는 지질막이 불안정해 산성눈을 직접 맞으면 가려움증·발진이 나타날 뿐 아니라 오래 지속된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이 있으면 피부가 과민반응을 일으켜 증상을 악화시킨다.

제설제는 피부·호흡기에 안 좋아

천식은 수은주가 떨어지는 겨울에 증상이 심해지는 질환이다. 기관지는 온도 변화 이외에 먼지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산성눈은 길가의 먼지와 뒤엉켜 호흡기를 자극하고, 천식을 부추긴다. 여기에다 찬 공기 탓에 기관지가 수축돼 숨쉬기가 곤란해진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주영 교수는 “겨울철 찬 공기에 산성눈과 먼지가 함께 자극하면 천식·비염 등 알레르기성 질환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염된 눈이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저항력을 떨어뜨리고, 여기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심한 감기로 진행할 수도 있다.

또 눈싸움 등으로 오염된 눈이 눈에 들어가면 각막을 자극한다. 따갑고 충혈되는 증상은 물론 염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눈을 녹이기 위해 사용하는 분말 형태의 제설제인 염화칼슘도 건강을 위협한다.

오 교수는 “염화칼슘이 수분과 만나 반응하면 온도가 높아져 눈을 녹인다”며 “이때 남아 있는 제설제가 피부와 호흡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염화칼슘 등 제설제는 토양·수질 오염, 건축물 부식 등을 일으킨다.

많이 맞았다면 목욕·세탁 꼭 하도록

산성눈이 온다고 마냥 집에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직·간접적인 피해를 줄이려면 날씨 예보에 귀를 기울여 미리 우산을 준비한다.

노인·어린이·천식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호흡기 자극을 줄이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부득이하게 눈을 맞았다면 실내에 들어가기 전에 옷과 신발에 묻은 눈을 깨끗이 털어낸다. 겨울철 밀폐된 실내에 산성눈과 먼지가 유입되면 알레르기성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집에 도착해서는 꼭 목욕을 하고 옷은 세탁한다.

산성눈 피해 줄이려면

● 눈 소식이 있으면 우산을 챙긴다.

● 천식환자·노인·어린이·임신부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한다.

● 오랜만의 눈이 반갑다고 장시간 직접 맞거나 눈 위에서 뒹굴지 않는다.

● 눈을 많이 맞았다면 목욕을 하고 옷을 세탁한다.

● 눈 온 뒤 빙판길 낙상사고를 줄이려면 장갑을 끼고 주머니에서 손을 뺀다.

●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어지럼증으로 넘어지기 쉬우니 외출을 삼간다.

황운하 기자
2 Comments
정우석 2010.01.11 12:43  
TOP 커피의 다소 뜨거운 눈 밭위의 광고에는 경고 문구가 나가야 되겠군요..."눈 위에서의 지나친 뜨거움은 인체에 해롭습니다...."
정우석 2010.01.11 12:42  
아...러브 스토리와 같은 흰 눈밭 위에서의 로망은 사라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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