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률 낮고 접종 후 태아사망률 제로" 라는데

정우석 0 7923

"감염률 낮고 접종 후 태아사망률 제로" 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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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백신을 우선 접종받고 있는 의료진. 신종플루 관련 지표들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여성신문 DB

최근 신종플루 예방접종을 받은 임신부들의 태아 사산이 잇따라 보고되면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산부인과에서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접종받은 임신부 오모(24)씨가 지난 5일 태아가 숨진 사실을 확인했으며, 앞서 21일 임신부 이모(37)씨도 백신 접종을 받은 뒤 갑자기 태아를 사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백신 부작용이라기보다 성장 지연에 따른 저체중 때문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 파악을 위해 조사 중에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임신부들은 신종플루 예방접종에 대해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의료인(83.8%), 초·중·고 학생(88.5%), 영유아(84%) 접종률에 비해 사전 예약한 임신부들의 백신 접종률은 36%에 그치고 있다. 임신부들에 대한 백신 접종 개시는 지난해 12월 1일 시작됐으며 올해 1월 5일 기준으로 총 5만8353명이 접종을 받은 상태다.

21개월 된 첫째 딸을 키우며 현재 둘째를 임신 중인 양희선(33·문래동)씨는 “전문가들은 임신부에 대한 접종이 안전하다고 하지만, 단순히 임신부에게 해로울 것이 없다는 근거만으로 충분한 신뢰를 갖기 어렵다”며 “백신을 맞을 경우 여러 위험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 평소 위생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는 방법으로 신종플루 예방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다시 백신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일자 보건당국은 “신종플루 백신은 감염성이 적고 접종 자체로 신종플루를 유발하지 않는다”며 “백신접종 후 태아만 사망한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바가 없다”고 백신의 안전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동안 백신을 맞은 이후 발생한 사망 원인이 백신과 관련 없는 것으로 밝혀진 사례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12월 신종플루 백신을 맞은 직후 숨진 생후 19개월 여아의 사망 원인이 백신과는 관련이 없는 ‘중첩성 간질발작’에 의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 앞서 11월 24일 백신을 접종받고 이상 없이 지내다가 4일 후 자발성 뇌출혈로 사망한 사례도 백신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새해 들어 의료기관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유사환자 수가 9.97(잠정치)로 전주 대비 24.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바이러스제 처방도 총 9856건으로 15.3% 감소하면서 신종플루와 관련된 모든 지표들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지표들이 계속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ILI가 높은 상황”이라며 “변종 등장이나 타미플루 내성 확산 우려가 있으므로 유행이 종료될 때까지 신종플루 예방관리와 안전한 백신접종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TIP. 임신부·영유아의 신종플루 백신 접종 왜 필요한가

질병관리본부는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과 합병증 발생이 높고, 집단생활로 인해 감염 확산이 빠르며 지역사회로의 전파를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은 임신부와 영아를 ‘예방접종 대상자’로 선정했다. 선정 주요 이유는 아래와 같다.

▲임신부

1.신종플루 감염 위험성이 높음: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유럽 등에서 임신부는 감염의 위험이 높으므로 우선 예방접종 권장.

2.신종플루 감염 시 폐렴 등 중증합병증 및 사망의 위험 증가: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 중 7%는 임신부였을 정도로 임신부에서 신종플루로 인한 폐렴 등 중증합병증 및 사망의 위험이 높음. 미국에서 일반 인구 중 임신부가 차지하는 비율은 1%다.

3.신종플루 감염 시 태아 조산의 위험성 증가: 특히 임신 2~3분기 임신부에서 신종플루 감염 시 태아 조산, 중증 합병증 및 사망의 위험 증가.

▲생후 6개월~만6세

1.신종플루 감염 시 합병증 및 사망의 위험이 높은 연령군: 계절 인플루엔자의 경우에도 인플루엔자의 질병 부담이 크고, 합병증의 빈도가 높은 연령군임. 마찬가지로 신종플루의 경우에도 이 연령은 질병 부담이 매우 크고, 여러 가지 합병증도 잘 생길 수 있음.

2.신종플루 이환(병에 걸림)율이 10대 다음으로 높은 연령군: 현재까지 감염자는 10대에서 가장 빈번하며 다음으로 20대 연령층과 10세 미만의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되고 있음.

3.중증 인플루엔자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높은 연령군: 인플루엔자 합병증 중에서 가장 예후가 나쁜 합병증인 뇌염 또는 뇌병증의 발생이 가장 자주 일어나는 연령임.

4.인플루엔자 이외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발병이 많은 연령군: 임상적으로 발열 이외에 인플루엔자의 증상이 매우 모호하며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도 많음. 인플루엔자 진단이 다른 연령에 비해 어려워 적절한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늦거나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음.

채혜원 / 여성신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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