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예방접종으로 가족 건강지수 높여요

정우석 0 7977

백신예방접종으로 가족 건강지수 높여요



고령층-폐구균, 영아-백일해 감염 위험성 높아

숨가쁘게 달려온 2010년도 어느덧 절반밖에 남지 않았다. 벌써부터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며 들뜨기 쉬운 요즘 무더운 여름철을 대비한 건강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백신 예방접종으로 우리 가족 건강지수를 높여보는 것은 어떨까.

폐구균 감염에 따른 사망자의 95% 이상이 65세 이상의 고령자일 만큼 폐구균 감염 질환은 고령자에게 매우 심각한 질병이다. 폐구균 질환은 예방백신으로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예방 접종률은 3.4%에 불과하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폐구균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고령층의 폐구균 예방접종은 필수다. 우리나라 국민 10만명당 폐구균에 의한 폐렴으로 사망하는 숫자는 40대까지 1명에 미치지 못하지만 60대에는 10.5명, 70대에는 87.3명에 이르는 등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폐구균의 항생제 내성률이 높아 치료가 수월하지 않은 점도 예방백신 접종을 철저히 챙겨야 하는 이유다.

김준명 연세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폐렴 등 폐구균 질환은 봄ㆍ가을 환절기와 겨울에 많이 발생한다"며 "65세 이상의 고령자와 면역력이 약한 당뇨병ㆍ만성신부전ㆍ심혈관질환ㆍ천식 등 만성 질환자 및 흡연자 등의 고위험군은 미리 폐구균 예방접종을 해두는 것이 좋다"고 당부한다. 최근에는 1회 분량의 주사액이 주사기 속에 충전돼 있어 좀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프리필드(Pre-filled) 형태의 폐구균 백신도 출시돼 있다.

우리가 흔히 더 이상 위험하지 않은 질병이라고 간과하기 쉬운 파상풍은 항체가 없을 경우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12세 이상부터는 Td백신(파상풍·디프테리아)을 10년마다 한 번씩 맞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어렸을 때 기초접종을 했더라도 항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해지거나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성인 2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97%가 파상풍에 대한 면역력이, 33%는 디프테리아균에 대한 면역력이 없음이 밝혀졌다.

파상풍은 근육의 경련성 마비와 동통(몸이 쑤시고 아픔)을 동반한 근육수축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이다. 전신형 파상풍의 경우 사망률이 25~75%에 이르고 신생아나 노인의 경우 사망률이 100%에 이른다. 영아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백일해도 최근 영아에 있어서의 유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아기에게 감염되는 감염경로의 75%가 부모를 포함한 가족구성원인 점을 고려하면 예방접종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강진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백일해는 2ㆍ4ㆍ6개월에 걸쳐 기초접종이 완성되기 때문에 6개월 전에는 면역력이 충분히 생기지 않아 걸릴 위험성이 높다"며 "영아가 감염되면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아이와 가까이 생활하는 보호자 및 청소년, 의료진 등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백일해 추가접종을 맞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최근에는 파상풍과 디프테리아ㆍ백일해까지 한번에 예방할 수 있는 Tdap백신도 출시돼 있어 여러 번 맞아야 하는 접종의 불편함도 덜어주고 있다.

맞벌이 등으로 바쁜 엄마ㆍ아빠가 아이의 예방접종을 꼼꼼히 챙기는 것이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니다. 출생부터 만 12세까지 영ㆍ유아가 맞아야 하는 국가 필수 예방접종 8종은 총 22회에 걸쳐 맞아야 할 정도로 많고 복잡하다. 이 때문에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복잡한 접종 스케줄을 보다 간소화하고 주사로 인한 아이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콤보백신을 이미 10년 전부터 쓰고 있다.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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