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산, "得"외에 "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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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기형아 출산과 일부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여 한 때 "기적의 비타민"이라고까지 불리던 엽산(비타민B9)이 과용할 경우 오히려 암을 촉진하는 등 심각한 건강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고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8가지 비타민B 중 하나인 엽산은 2분척추, 무뇌증 같은 신경관결함에 의한 신생아 기형이 엽산결핍때문이라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면서 미국은 1998년 시리얼 제품에 엽산 첨가를 의무화했고 그 덕분에 신경관결함아 출산율이 20-50% 줄었다.

임신여성에게 적정량의 엽산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특히 임신 첫 몇 주는 태아의 뇌와 척추가 발달하는 중요한 시기이고 임신의 절반이상이 미리 계획한 것이 아닌 만큼 의사들은 모든 가임여성들에게 매일 엽산을 800㎍까지 복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푸른잎 채소, 오렌지주스, 콩 등에 자연상태로 들어있는 엽산은 이밖에 새로운 세포의 생성과 유지, 빈혈 예방, 심장-모발-피부-손발톱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가가 더해 갔고 시리얼, 빵, 종합비타민 등에 첨가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400㎍의 하루 권장섭취량을 넘어가기가 쉽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 엽산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일부 암을 촉진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나오면서 한 때 절정에 이르렀던 엽산의 인기가 퇴색하고 있다.

터프츠 대학 영양학과의 조얼 메이슨 박사는 지난 20년 동안 엽산이 부족하면 여러 형태의 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논문과 연구결과를 발표해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게 그렇게 간단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엽산은 DNA 형성과 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특정암, 특히 증식속도가 빠른 대장암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엽산을 충분히 섭취하는 사람은 대장암과 대장암의 전단계인 전암성 폴립 위험을 40-60% 줄여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엽산은 건강한 세포만이 아니라 암세포의 성장도 도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동물실험에서는 세포가 일단 암세포가 되는 길로 들어서면 엽산이 이러한 진행을 촉진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엽산의 식품첨가가 시작되면서 대장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2007년 의학전문지 '암역학 표지와 예방'에 실렸다. 이는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으나 2000년 엽산의 식품첨가가 시작된 칠레에서도 똑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금년 발표되었다.

엽산을 과다섭취하면 또 비타민B12의 부족을 은폐시킬 수 있다. 비타민B12가 모자라면 노인들의 경우 치매에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연령에 따라 그리고 사람에 따라 엽산이 어디까지가 적정량인지를 찾아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보건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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