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유난히 높은 중성지방 콜레스테롤만큼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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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과 밥, 소주를 먹고 난뒤 채취한 혈액(오른쪽)과 식전 혈액을 원심분리한 모습. 맨 윗 부분 노란색의 혈청은 중성지방이 많은 경우 눈으로 봐도 희뿌옇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밥만 많이 먹어도 중성지방 수치 높아져

삼겹살 포화지방 쉽게 중성지방으로 변해


삼겹살에 소주, 된장국에 밥 한 공기로 마무리하는 조촐한 회식은 샐러리맨들의 빼놓을 수 없는 낙이다. 이런 밥과 고기, 그리고 어른들이 좋아하는 한 잔의 술은 우리 몸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 그 여정(旅程)을 따라가보자.

밥은 탄수화물 덩어리다. 밥이 입과 식도, 위를 지나 소장에서 포도당 형태로 흡수돼 혈액 속으로 들어간다. 포도당은 우리 몸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특히 신경계를 관장하는 중요한 기관인 뇌는 오직 포도당만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며, 혈액 속에서 산소를 실어 나르는 적혈구도 마찬가지다. 혈액 속 포도당은 말초 조직으로 보내져 몸을 움직이고 숨을 쉬는 등 몸의 활동에 쓰인다.

혈액 속 포도당을 다 쓰지 못하고 남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몸은 나중에 꺼내 쓰기 위해 일종의 '단기 적금'을 들어둔다. '인슐린'이란 호르몬이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바꿔 간이나 근육 속에 저장한다. 하지만 간과 근육에 저장할 수 있는 글리코겐의 양은 300~400g밖에 안 된다. 저장하고도 남은 포도당도 버리지 않는다. 포도당이 몸 안의 지방 세포 속으로 들어가면 중성지방으로 바뀌어 저장된다. 이 때문에 지방을 먹지 않아도 밥과 같은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뱃살'이 늘어난다. 이 중성지방은 혈액 속으로 쉽게 녹아 나와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높인다.

지글지글 구운 삼겹살. 지방은 가장 많은 에너지를 내는 원료다(1g당 9㎉). 육류 속 지방은 몸 안에 들어와 일부는 에너지로 사용되지만, 나머지는 중성지방 형태로 저장된다. 사람 몸의 비축 에너지의 75~80%가 중성지방이다. 이는 오래 굶을 때 등 비상 사태 때 에너지원으로 쓰는 일종의 '장기 적금'이다.


삼겹살의 지방은 위와 십이지장 등을 거치면서 분해돼 소장에서 '지방산'의 형태로 흡수된다. 흡수된 지방산은 혈액 속에서 3개씩 합쳐져 '중성지방(triglyceride)'으로 바뀐다. 이 중 일부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남은 것들은 간으로 보내지거나 지방조직에 저장된다. 지방 중에서 육류에 많은 포화지방은 견과류 등에 있는 불포화 지방보다 중성지방으로 쉽게 바뀐다.

간으로 보내진 지방은 단백질로 '코팅'된다. 지방은 물에 녹지 않으므로 물이 주 성분인 혈액 속에 혼자 존재할 수 없기 때문. 단백질은 혈액 속에서 지방을 옮기는 '배'의 역할을 한다. 가장 작은 배가 'HDL(고밀도 지단백)', 그 다음이 'LDL(저밀도 지단백)', 가장 큰 배가 'VLDL(초저밀도 지단백)'이다. '콜레스테롤'은 HDL과 LDL 속에 주로 있고, 중성지방은 대부분 가장 큰 배인 VLDL 속에 들어 있다.

삼겹살의 떼놓을 수 없는 '단짝 친구'인 소주는 어디로 갈까? 알코올은 알코올 분해 효소에 의해 일부는 분해돼 몸 밖으로 배출되지만 일부는 간에서 중성지방으로 바뀌어 혈액 속으로 들어간다. 간에서 중성지방이 너무 만들어지면 혈액 속으로 지방을 운반할 배(지단백)가 없어 간에 그대로 쌓여 지방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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