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우울증 원인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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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암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우울증은 암 진단 충격이나 항암치료의 영향과는 별도로 종양 자체가 일으키는 생화학적 원인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 대학 심리학교수 브라이언 프렌더가스트 박사는 암과 암환자의 부정적 기분변화 사이에는 생물학적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영국의 BBC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프렌더가스트 박사는 종양이 발생하면 우울증관련 화학물질이 대량으로 만들어지면서 이 물질이 감정과 기억을 관장하는 뇌 부위인 해마로 전달돼 해마의 유전자 발현에 변화가 온다고 밝혔다.

그의 연구팀은 암을 유발시킨 쥐를 포함해 약 100마리의 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 결과 종양이 발생한 쥐는 물에 빠뜨렸을 때 헤엄쳐 나오려는 의욕을 덜 보이고 식욕을 자극하는 설탕물을 주어도 별로 먹으려 하지 않았다. 이는 우울증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세와 비슷하다.

또 종양이 나타난 쥐들은 건강한 쥐들에 비해 면역체계가 만들어내는 우울증관련 화학물질인 사이토킨이 혈액과 해마에서 크게 증가하는 한편 사이토킨의 영향을 억제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의 분비가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는 사람과는 달리 우울증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쥐들이 나타내는 행동변화는 순전히 생물학적 요인에 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프렌더가스트 박사는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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