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피우는 당신, 세상과 이별중…

정우석 0 6879

 

기사입력 2009-05-29 15:21 기사원문보기


"담배로 해마다 전 세계에서 500만명 이상이 사망하며 이는 에이즈나 말라리아, 결핵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숫자다."

31일은 유엔이 정한 '제22회 세계금연의 날'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9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기념식을 열고 '담배 해독(害毒)'을 경고하고 나섰다.

암, 뇌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소화기 질환, 내분비 질환, 비뇨ㆍ생식기 질환, 골다공증, 치과ㆍ구강질환, 임신과 청소년 관련 질환, 약물중독….

이 많은 질환을 관통하는 한 가지 공통분모는 바로 흡연이다. 한국 남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허혈성 심장질환, 만성 폐쇄성 폐질환, 뇌졸중, 당뇨병 등 4대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 중 30%가 흡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도 남성 흡연자에서 폐암 발생 위험도가 비흡연 남성에 비해 4.18배 높다. 위암 2.38배, 간암 1.5배, 식도암 4.46배, 구강암 1.75배, 후두암 3.1배로 흡연이 주는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 담배를 알고 나를 알아야 금연 성공

= 담배는 마약중독과 같다. 한 번 흡연 습관이 들면 어지간한 의지만으로 금연이 힘들다. 니코틴 중독증상 때문이다.

니코틴 공급이 중단되면 심리적인 불안감뿐만 아니라 침이 마르고 소화 장애, 변비 등 여러 가지 증상들이 발생한다. 이것은 몸속에 쌓여 있던 니코틴이 빠져나가면서 발생하는 금단증상이다. 이 같은 증상은 금연 후 약 15일간 나타날 수 있다.

어지럼증과 가벼운 두통이 생길 수 있으며 이것은 혈액 내 새로운 산소농도에 적응되는 과정으로 혈압이 정상화하면서 수일 내에 사라진다. 근육이 저리고 아픈 듯한 느낌이나 땀, 떨림증 또한 혈액순환이 정상화되는 증거다. 이럴 때 더운 목욕이나 샤워, 산보, 수영 등으로 도와주는 것이 좋다. 이런 증상은 2주 이내에 사라지게 된다.

◆ 한번 흡수한 니코틴 배출에 3일 걸려

= 연기로 흡입돼 뇌에 작용을 미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7초다. 한 번 흡수된 니코틴이 몸 밖으로 완전히 배출되려면 약 3일이 걸린다. 누적되면 모세ㆍ말초혈관수축, 혈압상승, 심박동항진, 신경자극, 위산분비 증가, 혈청지질 변화, 혈소판 응집력 증가, 혈관벽 손상을 일으켜 동맥경화를 촉진시킨다.

또한 담배의 주요 유해성분으로 거론되는 타르는 담뱃진으로 불리는 물질로 각종 화합물이 4000종가량 함유돼 있고 동물실험에서 발암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것만 해도 63종이다.

흡연 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연탄가스와 같은 성분이다. 체내로 흡입되면 혈액 내 헤모글로빈과 결합, 산소 운반을 방해해 만성적인 산소 부족 상태로 이끈다. 따라서 세포에서 필요한 산소 전달을 방해해 쉽게 피로하게 되고, 동맥벽 안쪽 세포의 손상복구를 더디게 해 소화성 궤양, 동맥경화, 세포 조기 노화의 주된 요인이 된다.

◆ 순한 담배도 금연엔 도움 안돼

= 순한 담배는 독한 담배에 비해 건강에 대한 위험이 훨씬 적을 것으로 생각한다. '라이트' '마일드' 같은 이름을 붙인 담배들이 발암물질인 타르나 중독성을 가진 니코틴 함량을 약간은 줄였을지 모르지만 이런 담배를 피우게 되면 더 강하게, 더 깊게 피운다. 박하향(멘톨) 담배도 오히려 더 해로울 수 있다. 박하향 담배는 담배연기를 들이마실 때 목에 시원한 느낌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이런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는 더 깊이 빨아들이고 더 오래 폐 속에 품고 있으려는 경향이 있다. 미국은 박하향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흡연 관련 질환(폐암, 심장병, 뇌졸중 등)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뻐끔 담배도 위험하다. 뻐끔 담배는 흔히 담배연기를 깊이 빨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안전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입술암이나 구강암, 설암 발생률을 높인다.

※도움말=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백유진 교수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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