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미만 소아에 폐구균 예방접종 ‘꼭’

정우석 0 8108
최근 한 임신부가 신종인플루엔자 A(신종플루)에 감염됐다는 소식이 있었다. 신종플루가 유행하게 되면 최대 피해자는 면역력이 낮은 소아, 노약자, 임신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신종플루는 대체로 병세가 위중하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워 폐구균 등의 세균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

폐구균은 평소 코와 목(비인두)에서 흔히 발견되는 상재균이지만, 건강상 틈을 보이면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특히, 소아나 노인,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면역력이 떨어지면 비인두에 있던 폐구균이 폐렴, 중이염, 부비동염, 균혈증, 패혈증, 뇌수막염 등의 다양한 감염증을 유발시킨다. 그중에서도 혈류를 통해 감염되는 '침습성 폐구균 감염증'은 사망률이 80%에 달하며, 치료한다고 해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이차 감염 등을 예방할 수 있도록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폐구균 백신과 세균성 뇌수막염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5세 미만 어린이들이 폐렴으로 사망하는 가장 많은 원인이 폐구균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폐구균 뇌수막염은 중추신경계의 주요 감염질환으로 폐구균이 뇌수막과 척수액 내로 침습해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세균성 뇌수막염의 35%는 폐구균이 원인이다. 초기증상은 감기와 유사하게 시작하지만, 이어 심한 두통, 발열, 경부강직(목덜미 부위 뻣뻣한 느낌), 권태, 구토, 불안 등의 증상을 보인다. 즉각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발작이나 혼수상태로 진행하게 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되므로 내과적 응급질환에 속한다.

폐구균의 경우, 페니실린 내성률이 우리나라가 유난히 높아 치료보다는 백신 접종을 통한 폐구균에 대한 면역력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구균 백신은 치명률이 높은 뇌수막염, 균혈증 등 침습성 폐구균 질환의 90% 이상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국립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폐구균 예방 백신을 도입한 이후 2001년 미국 내 5세 이하 어린이의 폐구균 질환은 59%가 감소했고, 특히 2세 미만의 소아에선 94%까지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따라서 2세 미만의 소아에게 폐구균 예방접종은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2세 미만 영·유아의 60% 정도로 폐구균 예방접종을 받고 있을 정도로 예방률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영·유아 권장접종 4번을 제대로 접종 하지 않으면 예방접종의 효과가 기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폐구균 백신의 경우 생후 2개월부터 총 4차례 접종을 권정하나, 만약 접종 시기를 놓쳤다면 생후 7개월부터 3차에 걸쳐 다시 접종받으면 된다. 3차까지 접종을 마쳤다면 어느 정도 예방효과가 있으나, 12개월 이후 항체가가 떨어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2~5세에 추가 접종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예방접종 권장시기를 놓쳤다면 지금이라도 접종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국내에서 영·유아에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백신은 와이어스의 프리베나가 있다.

서울대 의대 소아과 이환종 교수는 "폐렴, 수막염 등의 심한 폐구균 질환은 면역력이 취약한 5세 미만 영·유아에게 잘 발생하며, 특히 어린이집, 유치원 등 집단생활을 하는 경우, 감염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장형순 헬스경향기자 soonhj@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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