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무좀 발가락은 괴로워

정우석 0 7544

여름철 무좀 발가락은 괴로워



[서울신문]무좀(족부백선)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다. 재발을 반복하는 무좀은 곰팡이의 일종인 피부사상균에 의한 피부감염증으로, 피부의 각질층·모발·손발톱의 케라틴 조직에 기생하며 피부 질환을 일으킨다. 이런 무좀이 최근 들어 감염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구두와 양말을 신고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진 현대인의 생활 패턴과 무관치 않다.

●무좀의 진화

무좀은 발가락 사이에 생기는 지간형, 작은 물집이 생기는 수포형, 피부가 딱딱해지는 각화형으로 나뉘는데, 이 중에 지간형의 발생 빈도가 가장 높다. 지간형은 구두를 신고 생활하는 직장인들에게 빈발하며, 병변은 4∼5번째 발가락 사이와 3∼4번째 발가락 사이에 많다. 발가락 사이가 좁아 공기가 잘 통하지 않고 습기가 높기 때문이다. 처음엔 가렵다가 점차 짓무르고 균열이 생기며, 여기에 2차 감염으로 염증이 생기거나 손발톱무좀(조갑백선)으로 진행된다. 조갑백선이 생기면 손발톱이 광택없이 변형·변색되고,쉽게 부스러진다. 시간이 지나면 손발톱 뿌리쪽으로 파고든다.

발을 자주 씻는데도 무좀이 생겼다는 사람이 많다. 이런 경우에는 발을 씻은 뒤 완전히 건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헤어드라이어 등으로 발가락 사이를 잘 말리고, 발에 땀이 많다면 여분의 양말을 챙겨 갈아 신거나 다한증 1차 치료제인 드리클로 같은 제품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성형 무좀

최근 들어 젊은 여성 무좀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하이힐 때문이다. 하이힐은 폭이 좁아 발가락 사이를 비좁게 만들어 지간형 무좀이 생기기 쉽다. 여기에다 맨발로 구두를 신을 경우 신발 안쪽에 서식하는 무좀균이 피부에 직접 감염되기도 한다. 여성 무좀은 신발과의 마찰 때문에 각화형이 많은데, 이 경우 발가락 사이가 가렵고 뒤꿈치가 갈라지는 증상을 보인다. 스타킹도 문제다. 스타킹은 통풍이 잘 안 되기 때문에 구두를 신으면 금방 땀이 차 무좀균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든다.

●스포츠형 무좀

무좀은 항상 신발을 조여 신는 경찰·군인이나 일상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많다. 이런 사람은 신발을 신고 땀을 흘릴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운동할 때는 기계적인 자극으로 피부가 손상돼 무좀균에 쉽게 감염된다. 그런가 하면 목욕탕이나 수영장 등에서 환자에게서 떨어져 나온 감염된 각질을 통해 전염되는 사례도 많다.

무좀의 증상은 발바닥이나 발 옆에 작고 다양한 형태의 수포가 생기거나(수포형), 발가락 사이가 짓무르고 벗겨지는 형태(지간형) 혹은 각질이 생기면서 피부가 두꺼워지는(각화형) 등 다양한 양태를 보인다. 특히 여름에는 땀이 많아 악화되기 쉽고, 수포가 생기면 가려우며, 각화형은 발바닥의 각질이 두꺼워지며 긁으면 가루처럼 각질이 부서져 나간다.

●치료

무좀균이 좋아하는 ‘3요소’는 열·습기·침연(물에 분 피부가 물러져 벗겨지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치료가 더디고 재발도 잦다. 따라서 이런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무좀은 하루 2회씩 연고를 발라 주면 1∼3주 후 대부분 상태가 개선된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항진균 크림이나 로션을 사용할 경우 증상이 없어지더라도 최소한 3∼4주는 더 발라 줘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손발톱 무좀은 피부과에서 경구용 항진균제를 처방받아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무좀 치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과 유사한 질환의 혼동”이라며 “무좀과 증상이 비슷한 접촉성 피부염이나 한포진·농포성 건선·칸디다증·특발성 각화증 등과 혼동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검진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대한피부과의사회. 중앙대 용산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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