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햇볕을 싫어하죠? 뼈는 햇볕을 좋아하죠

정우석 0 6718

[주목 받는 비타민D] 당신 햇볕을 싫어하죠? 뼈는 햇볕을 좋아하죠

[중앙일보 박태균] 비타민D가 최근 '3단 로켓'을 달았다. '1단'은 환자의 영양상태·체중, 암의 종류에 관계없이 모든 암환자(737명 조사)의 혈중 비타민D 농도가 정상인보다 떨어진다는 미국암치료센터(CTCA)의 연구 결과다. 이는 암을 예방하려면 비타민D를 적절히 섭취하라는 의미로 읽힌다. 평소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낮을수록 다이어트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2단'이다(미국 미네소타 의대 연구팀). '3단'은 비타민D가 실제로 암·심장병·뇌졸중 위험을 줄여주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임상시험(2만 명 대상)이 앞으로 5년간 실시된다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발표다. 그만큼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는 방증이다.

칼슘 흡수 도와 뼈·치아 튼튼하게

비타민D의 첫 번째 임무는 뼈·치아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다. 뼈·치아의 주성분인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도와서다.

국내 골다공증 여성 1285명을 대상으로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측정한 결과 이 중 51%가 '비타민D 섭취 불충분', 9.8%가 '비타민D 결핍'으로 드러났다.

세포 분화 촉진해 “암 예방” 논문도

비타민D가 '암 예방을 돕는다'는 논문수만큼이나 '도움이 안 된다'는 논문도 수두룩하다. 2007년 6월 『임상영양학저널』에 발표된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에드워드 조바누치 교수팀의 논문은 유명하다. 1000명 이상의 여성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연구의 결론은 햇볕을 받아 피부에서 합성하는 비타민D가 일반적인 암 발생 위험을 60%나 줄여준다는 것이다.

비타민D는 세포의 분화를 촉진해 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의 분화가 정지된 상태에서 세포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암이다. 다양한 암 가운데 비타민D의 암 예방 효과가 가장 기대되는 것은 대장암이다.

아주대병원 외과 서광욱 교수는 “대장이 2차 담즙산에 장기간 노출되면 대장암이 생길 수 있는데 비타민D가 담즙산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 같다”며 “용종·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 비타민D의 섭취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10~14시 사이 15~20분 햇볕 쬐자

비타민D의 별명이 '선샤인 비타민'이다. 햇볕을 받으면 피부에서 콜레스테롤이 비타민D로 변환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젊은 여성의 혈중 비타민D 농도가 세계 최저 수준인 것은 피부 망가질까 봐 햇볕 쬐기를 꺼려서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는 “골다공증·암 등의 예방을 위한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유지하려면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에 자외선차단크림을 바르지 말고 15∼20분간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고 강조했다.

등푸른 생선, 목이·표고 버섯 섭취를

외출이 드문 노인, 스모그가 심한 곳에서 사는 주민, 자외선 차단크림을 끼고 사는 여성, 야간·지하 근무자 등 햇볕 쬐기가 힘든 사람은 비타민D가 든 식품의 섭취가 필요하다.

국립암센터 김정선 역학연구과장은 “대부분의 자연식품엔 비타민D가 전혀 없거나 극히 소량 함유돼 있다”며 “식품을 통해 비타민D를 섭취하려면 정어리·연어·고등어 등 등 푸른 생선, 비타민D 강화 우유·주스·시리얼 등을 즐길 것”을 권장했다. 식물성 식품 중에선 목이·표고 버섯 등 버섯에 많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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