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열대야(熱帶夜) 극복하기

정우석 0 6973

잠 못 이루는 열대야(熱帶夜) 극복하기



만성수면장애,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도 … 잠에 대한 조바심 버려야

[쿠키 건강]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낮 무더위가 밤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도심일수록 열대야 현상은 심해지고 더위와의 전쟁은 끝없이 이어진다. 이에 따라 열대야(熱帶夜)로 인한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더위로 잠 못 이루는 열대야. 어떻게 하면 보다 시원한 여름밤을 보낼 수 있을까.

◇아스팔트․고층빌딩, 열섬현상으로 열대야 초래

한여름 밤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현상을 열대야라고 한다. 열대야에는 습윤한 열대 저지대의 밤 기온과 비슷할 뿐 아니라 너무 더워 사람이 잠들기 어렵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더위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열대야현상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했을 때 밤에 복사냉각효과가 감소해 나타나며 특히 농촌지역보다 도시에서 주로 발생한다. 도시는 교외지역에 비해 사람, 건물, 자동차, 공장이 많아 엄청난 인공열을 발생하며 아스팔트도로는 열을 잘 흡수해 쉽게 가열되고 건조한 환경을 조성한다.

또 높은 빌딩과 같은 인공구조물은 굴곡이 크고 표면적이 넓어 많은 열을 흡수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도시 기온이 주변의 교외지역보다 높게 나타나는 열섬현상이 일어나고 도시의 열대야를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생활리듬 깨지면 만성수면장애 유발

폭염이 계속되면 사람은 정신적·육체적으로 지치게 마련이다. 지나친 무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면 수분과 전해질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무더위가 지속될 경우 체온조절기능이 상실돼 심하면 탈수상태에 빠지고 의식을 잃기도 한다.

무엇보다 열대야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수면부족이다. 열대야에는 중추신경계에서 체온과 수면각성을 조절하는 시상하부가 자극되고 이로 인해 과각성상태가 이어져 잠을 자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지고 낮 시간의 피로감이 심해지며 작업능률이 떨어진다. 이는 짜증, 신경과민, 과로를 유발시킬 뿐 아니라 잠에 대한 걱정으로 다음날 밤에도 잠 못 이루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해 만성적 수면장애에 빠지게 한다.

만성적 수면장애는 우울증·불안증 등 정신과 질환을 가져올 수 있으며 신체적인 면역기능과 자율신경계에 이상을 일으켜 소화기계·심혈관계·내분비계 질환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햇빛 보는 시간 늘리고 가볍게 운동해야

무더운 여름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먼저 꼭 잠을 자야겠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잠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조바심을 가져와 오히려 만성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열대야에 시달리느라 밤잠을 설쳤다 해도 아침에는 일정한 시간에 일찍 일어나 수면각성주기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오전에 산책을 통해 햇빛을 보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낮 시간에 한 시간 이상 눈을 통해 많은 햇빛이 들어오면 밤에 뇌의 송과체에서 잠들게 만드는 멜라토닌 호르몬을 왕성하게 분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잠자기 2~3시간 전 수영, 걷기 등의 가벼운 운동을 하면 신진대사능력이 향상돼 편안히 잠잘 수 있다.

덥다고 시원한 것만 선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나치게 차가운 물보다는 어느 정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좋으며 샤워 후 물기를 완전히 닦아내지 말고 적당히 남겨 자연스럽게 증발시키면 체열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옷은 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과도하게 벗기보다는 얇은 옷을 적당히 입고 잘 것을 권한다. 이와 더불어 혈압약은 잠드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어 새로운 약물을 복용한 직후 불면증이 생겼으면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기자 chyjo@kmib.co.kr

열대야 극복을 위한 음식 tip!

◇좋은 음식

▲우유, 계란, 두부, 통밀빵 - 트립토판이라는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돼 숙면에 도움

▲과일(바나나, 키위) - 바나나는 세로토닌의 생성을 돕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마그네슘을 함유, 자연산 수면제라고 불리며 키위 역시 칼슘과 마그네슘을 다량 함유한 대표적 숙면식품

▲곡물 및 견과류(오트밀, 아몬드, 아마씨) - 아몬드에는 트립토판과 마그네슘이 들어있어 숙면에 좋고 아마씨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며 불면증 치료에 효과적

▲오이 초절임, 매실차, 매실 장아찌 - 입맛을 돋우는데 효과적

◇나쁜 음식

▲커피, 홍차, 콜라 -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는 잠을 방해할 수 있어 지양해야 함

▲술 - 잠드는 것에 도움이 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숙면에 오히려 방해됨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 소화 장애 유발할 가능성. 하루 1~2회 정도로 섭취 횟수를 줄이고 따뜻한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하고 속을 따뜻하게 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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