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처치법 미리 알고 떠나요… 랄랄라 '안심 휴가'

정우석 0 7214

응급처치법 미리 알고 떠나요… 랄랄라 '안심 휴가'



7월 중순 각 학교들이 방학에 들어가면 바야흐로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다. 경치 좋고 물 좋은 곳에 가서 며칠 푹 쉬다 오면 좋겠지만, 막상 떠나보면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돼야 할 휴가에 오점을 남기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우발적인 사고에 대처하는 방법부터 숙지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 물에 빠진 사람 배 누르면 안돼

우선 1339를 기억하자. 휴가 시 응급의료 상담 전화번호다. 전국응급의료정보센터와 연결해 24시간 연중무휴로 응급처치와 질병 상담, 구급차 연결, 야간ㆍ휴일에 진료하는 병원 정보를 알려준다. 휴대전화도 1339만 누르면 된다.

휴가철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 물놀이 사고다. 일단 물에 빠진 사람을 건진 다음에는 절대로 배를 누르면 안 된다. 이로 인해 구토가 나면 물뿐만 아니라 위 속의 음식물도 함께 나와 기도를 막아 숨을 못 쉬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설령 숨을 쉬더라도 음식물 일부가 폐에 들어가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물에 빠진 사람의 의식이 없다면 편안히 눕히고 호흡과 맥박을 확인한다. 호흡과 맥박만 있으면 생명이 위험한 상황은 아니므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안정을 시킨다.

호흡이 없으면 인공호흡을 실시하고, 맥박도 없으면 인공호흡과 함께 심장마사지를 해야 한다. 코를 막고 입으로 2회 숨을 불어넣은 후 가슴 가운데에서 약간 아래 부분을 손바닥으로 몸무게를 실어 30회 누른다. 그래도 호흡과 맥박이 돌아오지 않으면 계속 반복하며 병원으로 옮긴다.

■ 화상, 찬물에 10분 이상 담그고 천으로 감싸야

야외에서 취사 도구 등을 다루다 보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화상은 단지 피부가 빨갛게 되는 1도 화상, 물집이 잡히는 2도 화상, 화상 부위가 하얗게 변하면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3도 화상이 있다.

1도 화상은 그대로 둬도 무방하지만 2도 이상 화상이라면 화상 부위의 옷과 시계, 신발 등을 제거한 뒤 찬물에 10분 이상 담근다. 옷이 화상 부위에 달라붙었으면 억지로 떼내지 말고 병원으로 간다.

그런 다음 통증이 어느 정도 줄어들면 깨끗한 천 등으로 화상부위를 감싸고 병원으로 간다. 솜은 상처에 달라붙을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화상이 가벼워도 상처치료 연고나 크림 등 외용약품을 함부로 바르는 것은 좋지 않다.

■ 출혈 심하면 상처 부위 심장보다 높여야

날카로운 돌 등에 의한 상처가 깊어 출혈이 심하다면 일단 상처 부위의 피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상처가 깊지 않고 피 색깔이 검붉으며 출혈 부위를 압박할 때 쉽게 멎으면 정맥 출혈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깊은 부위에서 선홍색 피가 박동을 치면서 뿜어져 나오면 동맥이 손상된 것이다.

이럴 때에는 일단 환자를 눕혀 가능한 한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높인다. 상처를 낸 물체를 빼내는 등 상처를 건드리는 것은 금물이다. 그런 다음 깨끗한 수건이나 헝겊을 상처부위에 대고 눌러 지혈하면서 그 위를 단단히 묶어준다.

야외 스포츠를 즐기다가 뼈나 관절 부위를 다쳤다면 일단 골절로 생각하고 응급처치를 한다. 다친 부위는 가능한 한 건드리지 말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부목을 대고 묶어준다. 병원에 갈 때까지 되도록 움직이지 못하게 해 추가 손상을 막도록 한다.

■ 뱀에 물리면 물린 부위를 묶어줘야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독사는 대략 3~4종이다. 대부분 혈액 독이 주성분이라 뱀에 물린 즉시 사망하는 경우는 없고 물린 부위를 중심으로 서서히 혈액이 응고된다.

물린 뒤 흥분해서 뛰면 독이 더 빨리 퍼지므로 누워서 움직이지 않도록 한 뒤, 물린 부위의 5~10㎝ 위쪽을 끈이나 고무줄, 손수건으로 묶어 독이 퍼지는 것을 막는다. 물린 부위는 심장 아래로 두고 팔을 물렸다면 부어 오르면서 조일 수 있으므로 반지나 시계를 제거한다.

상처에 입을 대고 독을 빨아내는 응급처치는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을 뿐더러 입 속 세균을 통해 감염의 우려도 있으므로 삼간다. 입 속에 상처가 있으면 독이 전이될 위험도 있다. 환자는 즉시 병원으로 옮기고 뱀 종류를 알고 가거나 사진 등으로 찍어서 가면 도움이 된다.

곤충에 쏘였다면 얼음 등으로 물린 부위를 찜질하고 암모니아수 등을 바르면 된다. 암모니아수가 없으면 우유를 바르는 것도 방법이다. 간혹 전신 쇼크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럴 때에는 즉시 병원을 찾아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송형곤 교수, 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왕순주 교수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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