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 멋든 운전자들, “아악~ 내 허리!”

정우석 0 7564

겉 멋든 운전자들, “아악~ 내 허리!”



응석받이 아기자세 등 잘못된 운전습관 척추 이상 초래

[쿠키 건강] #여름휴가를 떠나려고 몇 달 전 차를 구입한 초보운전자 양지혜(29․직장인)씨는 기다리던 휴가를 코앞에 두고 꿈을 접어야 했다. 운전을 하면 당연히 몸이 뻐근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차 통증이 심해져 회사근처 신경외과를 찾았는데 목 디스크 증상이 보인다는 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양씨는 수술 받을 정도는 아니어서 척추질환 비수술적요법 중 하나인 경막외신경성형술을 시술받고 휴가기간 동안 요양을 하면서 운전 자세를 교정하기로 했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계획 중인 이승남(40)씨 역시 이번 휴가를 집과 병원에서 보내야 할 처지에 놓여 가족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게 됐다. 평소 시트를 평균 각도보다 더욱 뒤로 한 채 거의 눕다시피 낮은 자세로 운전을 하다 차에서 내리던 중 허리를 삐끗해 병원에 가니 허리디스크가 발병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위의 두 사례를 보면 잘못된 운전습관이 허리에 얼마나 많은 부담을 주는지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운전자의 경우 엉덩이를 앞으로 빼고 운전을 하는데 이때는 허리의 압력이 상승하게 되고, 바르지 못한 자세로 인해 무릎관절에도 큰 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런 자세에서 급정지 등의 돌발 상황이나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올바른 자세로 운전을 했을 때보다 더 큰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여름 휴가철은 더욱 운전 자세에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평소 습관대로 자세가 틀어져 있는 게 대부분이다. 대개 엉덩이를 한쪽으로 치우쳐 삐딱하게 앉거나 엉덩이의 한쪽 주머니에 지갑이나 물건을 넣고 대수롭지 않게 운전을 하는 경우 삐딱한 자세를 취하기 쉽다. 이같은 자세는 골반의 변위를 일으켜 한쪽으로 근육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이밖에도 핸들을 바짝 당겨서 앉은 ‘거북목자세’, 여성들이 많이 취하는 ‘다리 꼰 샤론스톤 자세’와 왼쪽다리를 핸들 앞쪽 선반에 올려놓는 ‘응석받이 아기자세’, 가장 보편적인 삐딱한 한손자세까지 척추건강을 해치는 나쁜 자세들은 다양하다.

비수술 척추통증병원인 고도일 신경외과 고도일 원장은 “운전으로 인한 허리나 무릎관절 등의 통증은 신체의 비대칭성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며 “평소 선 자세에서 허리가 느끼는 부담을 100이라 하면 시트에서 등을 떼거나 비스듬하게 앉아 운전하는 자세는 그 두 배에 가까운 부담이 든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 원장은 이어 “운전 시 척추에 가장 부담을 적게 주는 자세는 등받이 각도를 100~110도로 세워 엉덩이를 뒤로 밀착시키고, 운전대 상단을 잡을 때 팔이 쭉 펴진 상태, 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이 다 펴지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자세”며 “ 한두 시간 운전 후에는 스트레칭을 통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1. 통증과 사고 부르는 나쁜 운전자세

▲1. 핸들에 바싹 당겨 앉은 거북목 자세=거북이처럼 머리가 앞으로 구부정하게 직선으로 굽어져 있는 거북목자세는 초보운전자들이 많이 취하는 자세다. 이 자세로 습관적으로 운전을 하다보면 어깨와 팔의 결림은 물론 목뼈 사이의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 역시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아 찌그러지거나 삐져나와 목 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다. 또 신체의 유연성을 감소시키고 시야를 좁아지게 만들어 위험한 상황이 닥쳤을 때 신속한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2. 다리 꼰 샤론스톤 자세=습관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는 골반을 틀어지게 한다. 왼다리를 오른다리 위로 포개어 앉는다면 오른쪽 골반에 체중이 과하게 실리고 왼쪽 골반근육들은 과다하게 당겨지게 된다. 그러면 하중이 허리 한쪽으로만 쏠리는데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척추도 함께 휘어 요통을 유발한다. 즉 다리를 꼬면 상반신의 하중이 한쪽으로만 쏠리게 돼 척추디스크가 될 수 있고 퇴행성 척추질환 및 척추 협착증 등의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고 골반 변위를 일으키게 된다.

▲3. 응석받이 갓난아기 자세=마치 서커스같이 보이는 이 자세를 취하는 여성들이 의외로 많다. 편하다는 이유인데 아마도 골반이 한쪽으로 틀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자세를 바꿀 때의 위험함은 물론 사고로 인한 충돌 때에는 그 충격이 허리에 고스란히 전해져 큰 부상을 일으킬 수 있다.

▲4. 폼생폼사 삐딱한 한손 자세=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취하는 자세며, 또한 자세를 바꾸지 않고 가장 장시간 운전할 수 있는 자세기도 하다. 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친 구부정한 자세는 척추통증과 척추측만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핸들을 잡는 손의 위치가 너무 위에 있어 어깨통증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에 특히 장거리 주행을 할 때는 8시와 4시 방향으로 핸들을 잡는 것이 어깨 주위 근육의 긴장을 적게 한다.

▲5. 차안에서도 각선미 뽐내?=하이힐을 신고 운전하는 습관은 발목과 무릎관절, 허리에 큰 무리를 초래할 수 있다. 뒤꿈치 지지대가 불안정해 무릎을 계속 들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연골에 압력이 가해져 연골이 닳거나 심할 경우 관절염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무릎의 근육은 앞과 뒤, 옆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뒤축이 불안한 상태에서 앞굽으로만 페달을 조작하게 되면 연골 손상의 우려가 크고 연골 연화증, 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6. 맨발의 기봉이냐?=여름철 땀나는 발바닥은 누구다 다 불쾌하다. 이같은 이유로 운전할 때도 맨발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평상시 신발을 신고 있을 때와의 느끼는 감각 차이가 크기 때문에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밟을 때 강도조절이 어렵다.

[Tip 2. 허리건강 이렇게 지키세요!]

1, 2시간 운전한 후 반드시 차 밖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간단한 체조나 심호흡, 스트레칭을 해준다. 범퍼에 한쪽 다리를 올려놓고 상체를 다리 쪽으로 굽혀 허리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 팔을 들어 곧게 귀에 붙이고 반대편으로 몸을 펴주는 옆구리 운동, 무릎 굽혔다 펴기 운동이 도움이 된다.

운전 중 뻐근함을 해소하기 위해 앉은 자세에서 허리를 비틀거나 구부리기도 하는데 이는 척추를 틀어지게 하므로 피한다. 또 굽히고 있던 반대 방향으로 몸을 갑자기 젖히면 한 방향으로 고정돼 있던 근육이 갑작스러운 자극에 놀랄 수 있으니 서서히 반대 방향으로 몸을 풀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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