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복통, 2시간 이상 계속되면…"

정우석 0 11470

"어린이 복통, 2시간 이상 계속되면…"

아이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면 부모들은 이유가 뭔지 몰라 우왕좌왕하기 쉽다. 요즘같은 여름에는 덜 익힌 음식을 먹고 식중독균에 감염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섣불리 판단했다가는 아이의 복통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 복통은 크게 급성복통과 만성 복통으로 나눌 수 있다. 과식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복통에서부터 응급처지, 수술이 필요한 복통까지 증상과 치료가 다양하다.

급성복통은 위장관의 긴장이나 염증, 허혈에 의한 통증을 말하며 '급성충수염(맹장염)', 장이 꼬이는 '장중첩증', '급성위장염'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급성복통은 대개 빠른 시간 내에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맹장염과 장중첩증은 특히 48시간 이내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맹장염을 조기에 수술하지 않으면 복막염 발생률이 급증하고 이 때문에 장 전체에 염증이 퍼지면 수술이 복잡해질 뿐 아니라 회복 기간도 길어진다. 장중첩증도 초기에는 항문을 통해서 공기를 주입해 중첩된 장을 풀어주는 ‘공기 및 조영 정복술’이 가능하지만 48시간이 지나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만성복통은 4~16세 사이의 소아에게서 3개월에 3회 이상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복통을 지칭한다. 원인은 확실치 않으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비롯해 식도염, 위염, 소화성 궤양 등과 같은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만성복통은 환경개선, 식이요법, 약물요법, 심리요법을 통해 치료한다.

주의할 것은 아이들의 경우, 성인과 달리 복통의 양상과 부위를 확실하게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착각하거나 병원을 찾지 않고 섣불리 자가 치료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복통이 2시간 이상 지속되면 진찰을 받는 것이 좋고 6시간 이상 계속되면 진단적 검사가 필요하다. 또 복통이 20~30분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반복되거나 구토, 발열, 혈변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복통으로 인해 야간에 잠을 깨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도움말=엄지현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상미 MK헬스 기자 lsmclick@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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