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 추월하는 어깨 힘줄 ‘파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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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고 있는 회전근개 실태와 치료법

◇정형외과 전문의가 한 여성환자의 어깨통증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최근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가운데는 회전근개 질환자가 많다. 팔을 들어올릴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지속되는 이 질환은 수년 전까지만 해도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 스포츠 인구의 증가와 외상 등으로 30, 40대 젊은 층에서 자주 발생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경희의료원 제공
요즘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어깨통증하면 수년 전까지만 해도 으레 나이가 들면 찾아오는 오십견(동결견) 환자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회전근개 환자들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퇴행성 변화로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요즘에는 스포츠 인구가 늘면서 30, 40대 젊은 층에서 자주 발생한다. 회전근개는 어깨 표면에 위치 삼각근 내부에 위치해 어깨관절을 회전시키는 역할을 하는 근육을 말한다. 회전근개 질환의 실태와 치료법에 대해 살펴봤다.

◆회전근개 질환 10년새 2배=경희의료원 정형외과 이용걸 교수팀이 1998년부터 지난 2월까지 10년간 견관절클리닉을 방문한 환자를 조사한 결과, 어깨통으로 방문한 환자 수가 1998년 656명이었으나 2008년에는 1268명으로 10년간 2배가량 증가했다. 이 교수팀은 “10년 전에는 오십견이 회전근개 파열에 비해 약 2배 정도 많았으나 약 5년 전부터는 오십견 환자 수와 회전근개 파열 환자 수가 비슷해지고, 최근에는 회전근개 파열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해 오십견 환자보다도 훨씬 많아졌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어깨통증 있으면 회전근개 질환 의심해야=회전근개란 어깨를 움직여주는 4개의 힘줄을 말한다. 이 힘줄이 퇴행성 변화나 외상 또는 다른 원인에 의해서 파열되는 회전근개 파열과 회전근개의 지붕에 해당하는 견봉에 회전근개가 마찰이 되면서 발생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어깨통증이다. 하지만, 70~80세 이상 고령 환자 중에는 회전근개가 완전 파열돼도 통증을 호소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오십견으로 자가진단해 방치하거나 물리치료와 민간요법 등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흔한데, 회전근개 파열과 오십견은 원인과 치료법은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져서 아무리 본인이 팔을 올리려 해도 올라가지 않으나,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아프지 않은 팔로 아픈 팔을 올리려고 시도하면 올라간다. 그러나 대개 파열로 인해 힘이 약해져 올린 팔을 유지하지 못한다. 오십견은 아주 심한 통증이 있거나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관절 범위의 제한이 있지 않은 한, 대부분 꾸준한 스트레칭 요법 및 필요에 따라서는 약물 요법 등으로 호전될 수 있다. 이에 비해 회전근개 파열은 방치하면 지속되는 통증으로 어깨를 움직이지 않으려 하여 결국 어깨가 굳어지고, 완전 파열로 진행되면 수술적 봉합도 어려워질 수 있으며, 견관절의 관절염도 초래해 수술로도 치료가 불가능할 수 있다.

◇기존 인공관절                  ◇역행성 인공관절
◆무리한 운동 삼가고 충분한 준비운동 해야=회전근개 파열을 막기 위해서는 먼저 나이에 맞게 운동과 운동량을 조절해야 한다. 무리한 운동을 삼가고, 무리가 가지 않도록 가능한 한 어깨 높이 아래에서 운동해야 한다. 또 스트레칭을 통해 충분히 준비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화전근개 질환은 그 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에 차이가 있다. 힘줄이 50% 이내로 찢어진 부분 파열인 경우에는 운동요법만으로도 40~50%가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시에는 진통소염제 투여, 하루 5분 정도의 스트레칭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약 통증이 심하다면 어깨통증 주사요법과 관절경 힘줄봉합수술이 요구된다. 관절경 힘줄봉합수술은 어깨에 5㎜ 이내의 작은 구멍을 뚫어 파열 부위를 관절경으로 살펴 끊어진 힘줄을 다시 원상태로 복구하는 수술법이다. 절개 부위가 좁아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회복시간도 3일 정도로 짧다.

◆오래 방치한 경우에는 역행성 인공관절 치환술 고려해야=회전근개 파열을 장기간 방치하면 관절염까지 동반하는 일이 많다. 이런 경우에는 관절경술이나 레이저수술을 시행하기 어렵다. 설령 시행한다 해도 제자리에 봉합해줄 수 없고 절개를 통한 봉합도 힘들다. 이럴 땐 역행성 인공관절 치환술이 권고된다.

이 교수는 “약 2년 전부터 20명의 중증 회전근개 파열 환자에 대해 인공관절 치환술을 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삼각근 기능마저도 소실된 1례를 제외하고는 수술한 전 환자에게서 기대 이상의 만족도를 얻었으며, 전혀 팔을 올릴 수 없었던 환자 대부분 130도 이상 팔을 들어올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어깨관절도 일종의 ‘볼 앤드 소켓’(ball and socket)의 관절이다. 그 위에 회전근개와 삼각근이 있어서 어깨에서 팔을 들어올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회전근개가 크게 파열된 채 방치될 경우 광범위한 회전근개 파열로 진행되어 제 기능이 소실되고, 볼 앤드 소켓의 운동이 안 되어 팔을 못 올리게 되는 것이다. 역행성 인공관절 치환술은 파열돼 기능이 소실된 회전근개를 관절경술이나 레이저수술로 제자리에 꿰매어 그 기능을 회복하기를 기대하는 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이 전혀 없는 회전근개는 포기하고 대신 볼 앤드 소켓을 소켓 앤드 볼로 거꾸로 관절 모양을 만들어 삼각근이 회전근개를 대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수술은 ▲여러 번의 어깨 수술로 팔을 전혀 위로 못 올릴 때 ▲사고나 골절로 회전근개의 강직이 심할 때 ▲도저히 팔이 아파 쓸 수 없을 때 ▲관절염이 생겼거나 관절이 망가져 팔이 올라가지 않는 때 도움이 된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도움말:경희대 의대 정형외과 견관절클리닉 이용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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